정답이 없는 지식을 향해 나아가는 법
“올해는 책을 00권 읽어야지!”
사람들은 흔히 독서를 새해 다짐으로 생각한다.
운동도 마찬가지다.
헬스는 하루 몇 시간씩 일정을 정해두면서, 왜 독서는 그렇지 않은 걸까.
결론적으로 독서는 운동과 다르지 않다.
사람들이 꾸준히 독서를 하지 못하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남는 시간에 읽어야지’ 라는 생각 때문이다.
하면 좋고 아님 말고 마인드로는 절대 읽지 못한다.
철저한 계획을 기반으로 구체적인 시간을 정해두고 읽어야 한다.
평일, 주말 상관없이 하루 20분씩만 읽어도 한 달에 1권은 거뜬하게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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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호기심이 책을 읽는 이유가 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지속하지 못한다.
꾸준히 읽으려면 독서는 일이 되어야만 한다.
대단한 의지가 필요한 일이 아니라,
그냥 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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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책은 무슨 내용이야?”라고, 물어봤을 때, 바로 대답할 수 있는 책이 몇 권이나 될까?
당연히 전부 기억할 수 없다.
나만의 인사이트를 뽑아낼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하다.
처음엔 잘 이해되지 않는 내용이지만 나중에 “아, 그 책의 내용이 그래서 그랬구나?”라는 생각이 떠오른다면 제대로 읽은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질문이 남아있다.
우리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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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을 위해 학교나 인터넷 강의에서 주입식으로 배우는 지식은 ‘지도 학습(Supervised Learning)’이다.
항상 정해진 정답(Labeling)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반면, 독서와 지적 토론을 통해 얻는 지식은 ‘비지도 학습(Unsupervised Learning)’이다.
이러한 지식의 특징은 바로 ‘정답이 없다는 것’이다.
자기 생각을 정교하게 다듬고, 논리를 보강하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과정은 절대 단기간에 되지 않는다.
오직 우리의 뇌가 스스로 생각 근육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서서히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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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AI의 발전으로 인해, 우린 더 이상 텍스트를 집중해서 읽어 나갈 이유가 사라졌다.
LLM이 내뱉는 답변에 길들어져, 비판적 사고력을 향상시킬 기회가 줄어들었다.
새로운 지식을 편하게 습득하기 위해, 언어모델에게 요약을 부탁하거나 유튜브 동영상을 검색하는 게 익숙해졌다.
이렇게 우리의 뇌는 점점 게을러지고 생각 근육은 쪼그라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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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에도 하루에 수천 개씩 인공지능에 관한 논문이 쏟아진다.
빅테크 회사들이 미친듯이 특허와 논문을 만들어 발표하는 이유는 ‘기술 선점’이다.
아무리 독창적인 기술을 개발해도 그것을 명료하게 설명하지 못하면 인정받지 못한다.
결국 엔지니어들에게도 읽기와 쓰기 역량이 요구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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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hropic의 CEO Dario Amodei는 Wall Street Journal의 인터뷰에서 AGI 시대에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은 ‘비판적 사고’라고 말한다.
“기존에는 소셜 플랫폼 내에서 정보들이 큐레이팅되었지만 이젠 아닙니다.“
“LLM 모델이 그럴듯한 텍스트, 이미지, 영상 데이터를 생성해 내기 때문에 우린 무엇이 진실인지 알기 위해서 노력해야만 합니다.”
(출처: https://youtu.be/snkOMOjiVOk?si=a2U-JtVLzu9Q0eL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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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생성한 컨텐츠에 휘둘려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방법을 망각하지 않으려면,
자신만의 방식으로 정보를 추상화하고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이는 ‘AI가 무엇을 할 수 없는지’가 아니라.
’인간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우린 정답이 없는 지식을 좇아야 한다.